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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끓는 집값’ 만들어놓고 “동아시아 공통 문제”라니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오르는 집값, 가계 부채 증가, 청년층과 취약 계층의 주택 문제 심화 등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은 동아시아 공통의 문제”라고도 했다. 김 전 실장의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과연 어느 정도 될지 의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7.9% 올랐다. 지난해 8월 집계된 연간 상승률(9.83%)의 두 배 가까이 되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3.3㎡당 2,061만 원에서 올해 5월 3,971만 원으로 4년 동안 93%나 올랐다.

부동산 정책 책임자의 궤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유리한 지표만 동원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집값 상승률이 7.7%인데 한국은 5.4%에 불과하다”고 말해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제는 여권에서조차 부동산 문제를 현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로 시인하는 마당에 부동산 정책 설계를 주도한 김 전 실장이 사과나 반성은커녕 집값 상승을 세계적 현상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나올 리 없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라고 할 세제, 개발이익환수제도를 규범화해야 한다”며 여전히 세제 강화에 힘을 실었다. 지난 4년 동안 규제와 ‘세금 폭탄’은 외려 부동산 매물 잠김을 심화시키고 집값 폭등을 초래했다. 정부는 이제서야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호들갑을 떨지만 집을 빵처럼 쉽게 빨리 만들 수는 없다. 낡은 이념에 집착하는 오기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해법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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