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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새 상품 되팝니다"…교묘해지는 재난지원금 현금화 수법

순금 살수있는 곳 온라인 공유에

25만원 결제하고 20만원 캐시백

고가 전자제품 편의점서 구매도

"취지와 다르게 쓰여" 비판 커져

시민들이 14일 서울 구로구 구로5동 주민센터에서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천민아 기자




“26만 원 나이키 운동화 새 상품 20만 원에 내놓습니다. 재난지원금 ㅎㄱㅎ(현금화)용이라서 믿고 사셔도 됩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상품을 구매한 뒤 곧바로 중고로 되팔아 현금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새 상품이라도 중고로 내놓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수하고라도 현금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의 기본 취지와는 다른 변칙 사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나이키 운동화뿐 아니라 재난지원금으로 구매하기 좋은 가격대의 닌텐도 스위치(30만 원대), 에어팟 프로(20만 원대) 등 전자 기기를 ‘미개봉 풀박(구입 당시 박스·충전기 등이 그대로 있는 상태)’으로 팔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금은방 위치가 공유되기도 했다. 1돈(3.75g)당 순금 시세는 29만 원 정도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사두면 나중에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재난지원금으로 골드바를 구매했다는 A 씨는 “원래 귀금속 업종은 재난지원금 사용 제외 대상인데 귀금속이 아니라 액세서리 판매점으로 등록돼 있으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지금 당장 쓸 데가 없어서 거의 현금이나 같은 금으로 바꿔두고 싶었다”고 전했다.



재난지원금을 일명 ‘카드깡’이나 고가의 전자제품에 사용하는 사례도 다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카드로 25만 원을 결제하고 현금으로 20만 원을 받았다’거나 ‘카드깡 해주는 가게 공유해 달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편의점 GS25와 이마트24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갤럭시워치4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이날 결국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애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재난지원금 부정 거래 및 현금화 등을 적발 시 즉시 반환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탓에 이 같은 행위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이틀째인 이날 각 지역 주민센터에는 아침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 10시 20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5동 주민센터에는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3층 사무실부터 4층까지 4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줄서기부터 신청까지 약 30분이 걸리는 등 대기가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날짜를 맞추지 못하거나 대리 신청 서류를 구비하지 못해 헛걸음하기도 했다. 1951년생인 김진철 씨는 끝자리가 1이라 전날 신청했어야 했지만 시기를 놓쳤다. 김 씨는 “재난지원금으로 명절 장을 보려고 했는데 낭패”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서대문구 대현동 신촌동 주민센터도 오전 시간 신청자가 몰렸다. 주민센터 직원 A 씨는 “점심시간 정도 돼야 줄이 빠져서 오후에 오는 걸 추천 드린다”면서 “어르신이라도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카드사에 전화해서 바로 신청 가능하시다고 안내 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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