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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 사태' 재발 안 되게…여가부 "AI 윤리 기준 마련해야"

여가부, 특정성별영향평가 정책 개선 권고

AI 챗봇 '이루다'./이루다 페이스북 캡쳐




최근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여성가족부가 관계부처에 AI 윤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사건을 계기로 심각성이 드러난 체육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체육 분야의 양성 평등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실시한 특정성별영향평가 결과를 토대로 AI 기술 연구 정책, 전문 체육 분야 등 10개 주요 정책에 대해 관계부처에 정책 개선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특정성별영향평가는 여가부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업을 심층 평가해 개선 사항을 찾아내는 제도다. 개선 권고를 받은 부처는 30일 안에 개선 계획을 수립해 여가부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먼저 여가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에 AI 기술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 정책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AI 기술은 최근 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의 장애인·성소수자 혐오 발언, 이루다를 향한 성적 대상화 등이 논란이 되며 여러 맹점을 드러냈다. 여가부는 "AI 학습용 데이터를 기획하고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별 등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산업계와 학계가 구체적인 윤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이러한 목표 달성에 AI 관련 인력의 성별 다양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AI 산업 인력의 성별 균형 참여 확대도 권고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AI 사업 추진 기업의 소프트웨어 전문인력과 대표의 여성 비율은 각각 19.1%와 3.1%에 그친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전문 체육 분야의 양성평등 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최근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는 등 전문체육 분야의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2019년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로 선수 중 성폭력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남성 5.8%, 여성 37.7%로 성별 격차가 컸다. 이에 여가부는 △전문체육 분야의 성평등 인식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성평등 지표 개발 △전문체육 지도자에 대한 폭력예방 교육 강화 △전문체육 관련 스포츠 단체의 임원·지도자 성별 균형 참여 규정 마련 등을 문체부에 권고했다.

또 여가부는 여성 청소년의 사이버 폭력 피해 비중이 남성 청소년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교육부에 학교폭력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 성인지적 고려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외에도 자살 예방 정책, 해양 전문인력 양성 및 채용 정책, 국가기술 자격 취득 및 활용 정책, 노사관계 지원 정책, 코로나 대응 정책, 국제결혼 지원 사업, 생활체감형 정책(학교 교가·교훈, 지자체 홍보물 등)에서 성별 다양성을 제고할 것을 관계부처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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