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강타한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이른바 '배후설'에 연루된 박지원 국정원장이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며 배후설을 제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을 정조준한 것을 두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호랑이가 민가에 내려오면 전부 때려잡아야 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15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내곡동 산에만 있지 왜 소공동까지 내려와서 헤집고 다니다가 꼬리가 잡혔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방송에 같이 출연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고발 사주 의혹, 대검의 윤석열 장모 대응의혹 등에 대해) 야당은 윤석열 전 총장과 관계를 빨리 수사하라고 해야지 박지원 국정원장을 끌어들여 물타기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박 원장이 스스로 참전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내곡동에 공관까지 마련해줬으면 거기서 24시간 근무 해야지 맨날 내려와서 조성은씨와 롯데호텔 38층서 만난 것이 들통 나니까 막 화를 내면서 '내가 다 알고 있다. 입 열면 많은 사람 다친다'고 했다"면서 "이는 옛날 중정 부장, 안기부장이 협박하던 모습"이라고 거듭 박 원장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내가 다 알고 있는데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내가 입 열면 다 다친다'라고 한 것이 바로 정치 관여죄"라고 비판을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과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고발 사주' 의혹 제보를 사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박 원장과 조씨가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야당주자를 제거하고자 꾸민 정치 공작 사건으로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주장에 박 원장은 지난 14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전 공모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박 원장은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느냐. 내가 국정원장하면서 정치 개입 안 한다고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본인한테 유리하다"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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