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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찔끔찔끔 대책, 이러고도 ‘미친 집값’ 잡을 수 있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5일 국회에서 밝힌 양도소득세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외골수 부동산 정책을 재차 보여줬다. 그는 양도세를 낮춰 매물이 나올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1주택 양도세 완화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을 상기시키는 데 머문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대해 “매물이 늘어난다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며 완화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과거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낮춰 매물이 나왔던 사례는 물론 집 한 채 가진 사람들마저 양도세 폭탄 때문에 이사를 하지 못하는 시장의 답답한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양도세처럼 시늉만 하는 규제·세제 완화 조치는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공급을 막는 핵심 규제인 분양가상한제는 정부의 개선 검토 의사 표명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결국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분상제의 핵심인 택지비·건축비 기준 등은 그대로 두고 매뉴얼만 조정한다는 것인데 시장을 상대로 말장난을 한 셈이다. 분상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대못 규제를 뽑아야 민간을 통한 양질의 주택 공급이 가능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럼에도 현 정권은 가진 자에게 ‘불로소득’을 줄 수 없다는 이념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장이 외면하는 공공 임대에만 집착하거나 오피스텔 규제를 풀어 공급 숫자를 늘리는 ‘꼼수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

‘반쪽·찔끔’ 규제 완화를 되풀이할수록 집값은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돈줄 조이기를 비웃듯 8월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23.9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9월 둘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도 0.4% 올라 2012년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일방통행식 규제에 내성이 생긴 부동산 시장을 상대로 정부가 간 보기식 정책을 이어가는 한 백약이 무효이며 남는 것은 ‘미친 집값’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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