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이렇게 손발 노동으로, 그렇게 해 가지곤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이제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을 두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결례일 뿐 아니라 수공업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의적 망언제조기"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 발언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듣는 국민들도 지친다. 지겹다"며 "이제 집밖에 나오지 마시라"라면서 이렇게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뭘 안다고 어줍잖게 대학생들 앞에서 부끄러운 말들을 쏟아내나"라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손발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거듭 윤 전 총장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안동대학교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했다.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열린 당시 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기업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산업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업이라는 게 국가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산다.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손발 노동)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노동 유연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는 "사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나"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이같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권지웅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배달 노동하는 사람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인가"라고 물은 뒤 "아이를 돌보는 노동, 식기를 씻는 노동, 무거운 짐을 나르는 노동은 어느 나라에서 하는 노동인가"라고 윤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대선 캠프 소속 이효원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윤 전 총장의 '인문학' 관련 발언을 지적하면서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대학을 기업의 취업 맞춤 학원으로 생각하는 인식"이라면서 "참으로 경악스럽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우리가 단순노동을 갖고 과거에는 가발 등을 만들어서 수출했고, 이것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인도로 넘어갔다가 지금은 아프리카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에게 향후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정부도 창출해야 하지만, 그런 일자리 수요와 공급이 매칭되려면 첨단과학과 컴퓨터에 더 관심을 두고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