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기 양주시 한 아파트 15층에서 2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가운데 이 여성의 어머니가 "딸의 죽음은 직장 동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목된 직장 동료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우리 공무원 딸이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숨진 여성의 어머니는 딸이 사망하기 전 동생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사건을 다룬 기사 등을 첨부했다. 숨진 여성 A씨의 어머니는 "딸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됐는데 그 가방 주인이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범인으로 우리 딸을 지목했다"며 "딸을 경찰에 신고하고 팀 구성원들도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은 경찰에 조사를 받으며 압박감을 느꼈고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자택 15층에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A씨의 어머니가 공개한 여동생과의 메시지에는 동생이 "언니가 그랬냐"고 묻자 "내가 왜 해, 진짜 어이없다"고 대답한 내용이 있다. 또 "과장도 나 불러서 회의한다고 하고, 너무 슬프다" "시청에서 나 칼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려" 등의 억울한 심경을 드러내는 내용들이 남아있다.
A씨의 어머니는 딸을 범인으로 지목한 직장 동료의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공유했다. 현재 삭제된 해당 게시물에는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할 뿐이지 다들 니가 한 짓인거, XXX라는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니가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 있어. 나이 X먹고 하는 짓은 중딩 수준이라니 네 인생이 불쌍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유족 측은 당시 A씨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사무실 내 CCTV가 없어 이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방의 주인인 직장동료 B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냈다. B씨는 복도 CCTV 확인 결과 당시 민원인 1명을 제외하고는 A 씨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가방이 칼로 찢겨 있어 충격을 받고 이후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자신은 A씨를 지목해 고소하지 않았으며 숙고 후 범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팀원 전체가 A씨를 일방적으로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오히려 A씨 편에서 격려해 준 팀원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어머니는 “경찰로부터 우리 딸이 자살해 병원 영안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머리가 깨진 우리 딸은 차가운 냉동실에 안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내가 안 했다’고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 딸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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