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현정택의 세상 보기]동맹을 강화해야 북한 핵 풀린다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섣부른 제재 완화 요구는 역효과

美와 공조 원활해야 대북정책 성공

일본과 관계도 조속히 회복해야

남북정상회담 등 이벤트도 단념을





추석 연휴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종전 선언을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최근 정세는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외쳐왔던 ‘평화’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북한은 핵과 재래식 무기의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도 연달아 발사했으며 미국 국무부는 세계 각 나라에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미국은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영국·호주와 오커스(AUKUS)라는 안보 동맹을 창설했다. 이를 두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및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비견될 정도의 국제 정치 질서를 뒤바꾸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전략의 초점이 중동·북한 등 국지적인 문제 해결에서 중국 등 거대 세력 견제를 위한 동맹 구축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호주는 큰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보를 선택해 미국 전략에 부응했다.



오커스 체결로 호주는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핵 잠수함 기술 지원을 받는다. 미국이 밝힌 대로 핵무기를 장착하는 것이 아닌 핵연료로 움직이는 잠수함이지만 연료 자체가 무기용으로 쓰일 수도 있어 영국 외에는 기술을 제공한 적이 없다. 북한도 호주 핵 잠수함에 관해 예민하게 반응할 정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세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연설하고 이번 주 동맹국과 연이어 회담한다. 오커스의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를 만난 후 쿼드(Quad)의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및 호주 총리와 백악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로지 북한’으로 대변되는 정부 외교정책을 바꿔야만 한다. 첫째, 미국의 대중국 전략 등 국제적인 시각에서 대북 정책을 재조명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후 미국 해군은 핵 잠수함인 USS와이오밍함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오래전부터 계획됐다고 하지만 중국과 북한에 핵 억지력을 과시하고 오커스 출범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좋든 싫든 미국과의 공조가 원활해야 대북 정책이 성공한다. 섣부른 대북 제재 완화 요구는 역효과를 낳으며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강조하다가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톨이로 전락한다.

둘째, 일본과의 관계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대북 정책의 협력을 약속하면서 한미일 3국 관계의 근본적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달 말 일본의 새 총리가 선출된다. 지난 4년간 강제징용 배상과 수출 규제 문제로 엉클어졌던 대일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국의 동맹 체제가 강화되고 북한 핵과 안보 위협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남북정상회담 등 소위 빅 이벤트의 꿈을 접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하나의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북한의 출전 자격을 박탈했고, 코로나19도 겁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지 의문이다. 내년에 장기 집권을 공식화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한이 주인공이 되는 올림픽을 달가워할지도 궁금하다. 북한 핵이라는 실체적인 문제 해결이 담보되지 않는 한 남과 북의 정상이 또 만나 할 일은 이제 없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