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 시간)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곧 시작해 내년 중반께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헝다그룹 쇼크에 직면한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은 1,100억 위안(약 20조 원)의 단기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로 동결했다. 이어 성명을 통해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자산 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테이퍼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착수 시점을 못 박지 않았으나 내년 중반께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월별 자산 매입 금액을 150억 달러씩 줄이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연준이 긴축 로드맵을 앞당기고 있음이 드러난다.
내년 금리 인상을 예측한 FOMC 위원은 전체 18명 중 9명으로 지난 6월보다 2명 늘었다. 연준은 2023년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번에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 연준은 근원 개인소비지출 전망치를 이전 3.0%에서 3.7%로 올렸다. 다만 올 경제성장률은 5.9%로 6월 전망치보다 1.1%포인트 내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각 지방정부에 헝다 파산에 따른 후폭풍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20조 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 역시 헝다 사태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CNBC는 중국 내 전문가를 인용해 헝다그룹이 4개의 그룹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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