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평균 2,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식품의약국(FDA)이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승인했다. 특히 미국은 ‘백신 이기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의식해 추가로 5억 회분의 백신을 기부하기로 했다.
22일(현지 시간) FDA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18∼64세 연령대에서 중증에 빠질 위험이 큰 사람들, 18∼64세 연령대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등 세 집단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긴급 사용 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FDA의 부스터샷 승인은 화이자 백신에만 적용되며 두 차례 접종을 마친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
FDA 승인에 이어 향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관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회의 결과에 따라 부스터샷 접종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CDC 자문위원들은 추가 접종 대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부 자문위원은 부스터샷 접종과 관련한 최종 판단을 한 달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스터샷 접종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주요한 연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FDA 승인 발표와 함께 미국은 백신 5억 회분을 추가로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가운데 부스터샷을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거세진 백신 이기주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 백신 정상회의에서 “현 상황은 모두가 도와야만 할 위기”라며 “다른 선진국들도 백신 기부 약속을 이행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백신 접종 이후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는 여전히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CNBC는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인용해 지난 1주일 기준 하루 평균 사망자가 2,031명으로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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