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 달리는 차 안에서 출산한 산모와 태어난 직후 무호흡 상태였던 아기가 119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 덕에 모두 살았다.
강원 춘천소방서는 지난 17일 0시 21분쯤 "진통이 너무 짧아진다"는 다급한 신고를 접수했다. 출산을 앞둔 주모씨(30)가 전날 밤 10시 50분쯤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심해지면서 서울에 있는 산부인과를 가기 위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119구급대가 10여 분만에 도착했을 때 산모는 차 안에서 갓 출산한 상태였다. 당시 아기는 무호흡 상태에 피부는 창백했으며,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흡인기로 아기에게 5차례 기도 흡인을 시도하며 기도에 있는 이물질을 뽑았으나 아기는 울지 않는 등 반응이 없었다. 흡인을 계속하고 양압 환기를 해 외부 감염을 차단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자 아기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렸다. 양수를 제거하고 보온 조치를 하고 난 후에는 온몸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구급대원들은 전문의료진으로부터 의료지도를 받아 탯줄을 자른 뒤 산모와 아기를 구급차로 옮겨 병원으로 향했다.
산모에게는 산소마스크를 씌워 산소 10ℓ를 투여했다. 아기는 신고 4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해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산모와 아기를 살린 강민호·이대한 소방교와 유종수 소방사는 "산모와 아기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아기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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