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에서 16년 만에 정권교체를 노리는 사회민주당(SPD)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공영방송 ZDF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의 득표율은 26%로 기민·기사당연합의 24.5%를 근소하게 앞섰다. 녹색당은 14.5%, 자유민주당(FDP)은 12%,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 좌파당은 5%를 각각 득표했다. 이에 따라 사민당으로서는 올라프 숄츠 총리 후보 주도로 ‘16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숄츠 후보는 “우리는 지금 모든 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며 “독일을 위해 훌륭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라는 고무적인 메시지이자 분명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시간 공개된 공영방송 ARD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의 득표율은 각각 25%로 같았기 때문이다. 또 법적으로 득표율이 가장 높은 정당만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민·기사당 연합도 연정 구성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는 “산술적 과반수를 얻는 것이 아닌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또 “현직 총리가 출마하지 않아 더 엄격하고 더 힘든 선거가 될 것임은 이미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현직 총리가 출마하지 않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역사상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현재 의석수 환산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대연정(사민당-적, 기민당-흑),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등의 집권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민당과 기민당은 각각 녹색당과 자민당과의 연정을 시도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독일 총선 잠정 투표율은 78.0%로 4년 전 76.2% 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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