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안전한 에너지인 원자력에서 떠나려는 나라가 있어 놀랍다”면서 탈(脫)원전 시도 국가들을 겨냥했다. 그는 최근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과의 온라인 화상 대담에서 “잘 관리되는 원자력 에너지는 안전하다”며 “기존의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전기차·인공지능(AI)·로봇 등으로 늘어나는 전기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에너지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원자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은 머스크가 언급한 ‘원자력에서 떠나려는 나라’의 대표격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 등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정부는 대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주력했지만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결과가 8년 만의 전기 요금 인상이다. “전기 요금 인상 부담은 없을 것”이라던 약속은 거짓말이 됐다. 전기 요금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고 그만큼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관련해 “최대한 의욕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실천해낼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전 없이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 세계 원자력발전 능력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자 기존 전망치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새로운 전망치는 원자력이 저탄소 에너지 생산에서 계속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는 원전 비중을 현재 25%에서 2050년 6.1~7.2%로 축소하기로 했다. 세계 흐름과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고 하는 현 정부의 오기를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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