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교 책임자가 아시아·태평양이 중국의 세력권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논란이 예상된다. 대만을 두고 미중 갈등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등 서방이 아시아에서 손을 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28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화상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의 안신입명할 장소(亞太地區是中國的安身立命之所)”라며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나토 회원국은 선박과 비행기를 중국 주변에 접근시켰다”고 말했다.
‘안신입명’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여 천명을 쫓는다’로, 정치·외교적으로는 세력권을 의미한다. 아시아·태평양이 중국의 세력권이라고 서구에 공개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 수뇌부들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언급할 때 “중국 주변은 중국이 안신입명할 장소” 같은 표현을 쓴 적이 있지만 특정 지역을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의 이날 언급은 일단 미국 주도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진행되고 있는 ‘항해의 자유’ 작전과, 미국·영국·호주의 안보파트너십 ‘오커스’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이 포함된 아태지역을 중국의 세력권이라고 주장하면서 주변국과 마찰이 우려된다.
왕 부장은 이날도 늘상 그렇듯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확장하지 않으며 세력범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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