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뒤 음주 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장용준씨(21·활동명 노엘)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장씨의 아버지인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을 향해 "국민에게 끼친 실망감을 갚기 위해서 진정한 자숙의 자세,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본인이 아닌 가족의 일이라고 회피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최고위원은 "집행유예기간에 또 일탈을 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라간 걸 보고 당 최고위원의 한 사람이자 대한민국의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황당하다"고도 했다.
배 최고위원은 또한 "국민의힘이라는 당명 그대로 우리 당원과 국민은 이렇게 숨 막히는 문재인 정부하의 삶을 개선해줄 수 있는 듬직한 대안정당이 돼주기를 기대하고 우리는 부응할 책무가 있다"면서 "국민의힘 가족 모두 스스로 되돌아 엄중하게 살펴보고 뼈를 깎는 각오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배 최고위원은 "높아진 국민의 상식, 눈높이에 맞는 정치의 모습 보이기 위해서 우리 국민의힘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하고 가정의 모습도 돌봐야한다"면서 "공적책무를 이미 알고 있는 개인의 문제를 당과 당원이 대신해서 덮어줄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 18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성모병원사거리에서 벤츠 E클래스 220D 모델을 운전하다 다른 차와 접촉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장씨의 음주를 의심하고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씨는 이에 불응하면서 경찰관을 머리로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장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및 무면허운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해 간단한 조사를 마친 후 귀가조치 했다.
장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조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취한 상태여서 이같이 조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사건 보도 후 장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제가 받아야 하는 죗값은 모두 달게 받고 조금 더 성숙한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장씨는 "모든 팬 여러분,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많은 분들께도 정말 죄송하다"고도 했다.
장씨는 지난 2019년 9월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준법 운전 강의 수간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올 2월에는 행인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한편 이번 장씨 관련 파문이 확산하면서 아버지인 장 의원의 자격을 박탈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용준 아버지 장제원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 A씨는 "노엘의 계속되는 범죄행위는 장 의원이 아버지로서 그 책임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노엘이 이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국회의원인 아버지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번 음주 운전 행위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집행유예가 나왔는지 의문이 든다"고도 적었다.
A씨는 또한 "과거와 달리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인식이 많아졌는데 자기 아들의 행동도 바로 잡지 못하면서 다른 정치인 비난하고 있는 모습은 천박한 행위"라고 지적한 뒤 "일반인이나 연예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그의 가족과 지인까지도 조심하는데, 살인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노엘의 자신감은 장 의원의 권력에서 기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A씨는 "그 권력을 이대로 놔두는 것은 범죄자에게 범죄의 원인을 제공해주는 것과 같다"면서 "일반인에게는 엄하고 무서운 국가 권력이 이들 가족에게는 왜 이리도 우스운 것인지 자괴감이 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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