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배달앱의 물량 공세로 상대적으로 초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배달앱이 속속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저렴한 배달수수료와 지역화폐 연동 기능, 정부 재난지원금 결제 등을 앞세워 골목경제의 한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공 배달앱의 특성상 운영 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공배달 앱은 출시 한 달을 맞은 대구의 ‘대구로’다. 앞서 2주 간의 시범 서비스를 거쳐 지난달 25일 정식 출시된 대구로는 지난 23일 기준 누적 주문건수 17만건, 주문금액 38억 원을 각각 넘어섰다.
같은 기간 대구로의 하루 평균 주문건수는 4,895건, 하루 최대 주문건수는 7,712건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9만3,029명으로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앱 다운로드 건수도 21만7,742건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정식 오픈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룬 성과로 민간 배달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공적으로 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시 관계자는 “회원수와 주문건수의 지속적인 증가세로 볼 때 공공 배달앱 부문에서 가장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초 연말까지 회원 10만명과 일평균 주문 5,000건을 목표로 했는데 초반 돌풍으로 목표치 초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로는 가맹점에게 민간 배달앱의 30% 수준인 2%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매출 50만 원까지 중개수수료 면제, 카드수수료 2.2%, 앱을 통한 매일 1회 무료 광고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지원하는 제 5차 재난지원금을 대구로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시와 대구로 운영사인 인성데이타는 초반 돌풍의 여세를 이어가기 위해 마케팅과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 대구은행 54주년 창립행사와 연계해 1만 원 이상 결제시 4,000 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2,000 원 재주문 쿠폰, 지역화폐인 행복페이 결제 시 5% 할인 및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경기도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도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달 기준 누적 거래액 500억 원에 돌파에 이어 이달 들어 600억 원을 넘어섰다. 전체 회원수도 53만4,000명에 누적 주문수는 236만건을 넘었다.
배달특급은 지난해 12월 1일 서비스 개시 후 3개월 만에 100억 원을 돌파한 뒤 올해 5월 14일 200억 원, 6월 28일 300억 원, 7월 27일 400억 원, 8월 26일 500억 원을 돌파하며 올해 목표 거래액 1,000억 원의 절반 고지를 넘었다. 제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0~12일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200%가량 뛰어올랐다.
지난 9일 정식 오픈한 경상북도 공공 배달앱 ‘먹깨비’의 경우도 출범한 지 겨우 2주가 지났지만 가맹점수 6,700여곳, 하루 평균 주문 3,000여건 등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먹깨비는 포항·김천·안동·구미·경산·예천 등 경북 11개 시·군에서 동시 오픈했다.
인천의 공공 배달앱 ‘배달e음’의 경우 지난 7월 5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 거래액이 60억7,5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회원수는 160만명을 기록하고 있고 가맹점수는 6,234곳으로 목표치 1만6,000곳의 39%에 이른다. 지난 3월 22일 개점한 ‘울산페달’ 역시 26일 현재 가맹점 2,600여곳, 누적 주문 4만2,400여 건, 매출 9억2,400여만 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도 올 4월부터 ‘위메프오’ 공공 배달앱 시범운영을 시작해 8월 말 기준 총 9만1,213건의 주문건수에 21억6,745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에서도 지역화폐인 광주상생카드의 비율이 48%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맹점 입점 수만 5,495곳에 이른다. 광주시는 올 연말까지 공공 배달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 공공 배달앱 서비스 ‘대구로’가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했지만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정착하고 있다”며 “시스템 편의성 개선과 서비스 확대, 지속적인 가맹점 확보를 통해 대구로의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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