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28일 오전 자강도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험 결과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됐다”면서 처음으로 앰풀화된 연료 계통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에 독려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성공했다고 밝힌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음속의 5배(시속 6,120㎞) 이상 속도에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한미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고도화해 실전에 배치한다면 한반도 전역뿐 아니라 유사시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국의 항모 전단을 위협할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성공시키면 신기술 ‘3종 세트’를 완성하게 된다.
이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경고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지금 예단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한가한 소리를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우리를 향해 막돼먹은 평을 하며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주장한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과 종전 선언 성사에 매달리면서 ‘평화·대화’ 타령이나 하는 사이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까지 진전시킨 것이다. 우리가 애써 미소를 짓는 사이에 뒤에서 칼을 갈고 있는 셈이다. 죽고 사는 문제인 외교 안보에서는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하고 상대의 꼼수에 넘어가서도 안 된다. 국방력에서 밀리지 않아야 북핵 폐기도, 진정한 평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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