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화적 담화와 미사일 도발을 연일 병행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은 향후 관계 회복 여부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혀 대미 제재 완화 설득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남한과 미국에 ‘투트랙’ 대응에 나서며 한미동맹에 균열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남북)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 폭파 13개월 만인 지난 7월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다가 8월10일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빌미로 재차단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며 “남조선은 북조선(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위기의식·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우려스러운 무력증강, 동맹 군사활동을 벌이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시키고 북남 사이에 더욱 복잡한 충돌 위험들을 야기시키고 있는 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며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입장을 직접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북한과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냈다.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관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공개 입장 표명이란 점에서 통신연락선 복원과 안정적 운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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