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살아나며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항이다. 여기에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신흥국들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선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4.5%에서 4.75%로 올렸다. 지난 6월 회의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3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이다. 씨티그룹은 멕시코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5%로 추가 인상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도 같은 날 금리를 1.75%에서 2%로 인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콜롬비아가 오는 12월 금리를 2.5%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점쳤다.
브라질과 칠레에 이어 멕시코와 콜롬비아까지 최근 중남미 국가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물가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3%로 설정했는데, 9월 기준 물가 상승률은 연 5.87%에 달했다. 콜롬비아 역시 지난 8월 기준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이 4.44%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인 2~4%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테이퍼링 발표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신흥국의 금리 인상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22일 “다음 회의(11월) 때 테이퍼링 발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은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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