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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신고 2만건 일일이 확인”…답답한 산재 미신고 적발

산재 적발 경로 성과 '들쑥날쑥'

2012~2013년 119신고 '제로'

700명 감독관 현장 단속 불가능

한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9 신고자료가 매년 2만건씩 1년에 한 번 (고용노동부로) 넘어오면, 일일이 산업재해인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업장의 산업재해 미비고 및 은폐를 적발하는 부처 간 유기적인 시스템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1일 국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산업재해 미보고 및 은폐 적발 건수는 821건으로 2008년 2,102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상 근로자가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산재를 입으면, 사업주는 신고 의무를 진다.

적발 건수 감소는 산업재해가 줄어든 영향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업재해자는 40만명에 육박한다. 매년 9만명 꼴이다.



산재 미보고 및 은폐 적발건수가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시스템 때문이다. 적발 경로를 보면, 부처의 유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발 경로는 건강보험공단과 연계 적발, 자진신고, 119 구급대 신고, 사업장 감독(제보 포함), 요양신청서 자료 분석 등 크게 5가지다.

그런데 5곳의 적발 실적은 들쑥날쑥이다. 특히 2012~2013년에는 각각 1,242건과 192건 산재 미보고 및 적발 사례가 드러났는데, 119 구급대 신고는 모두 없었다. 게다가 산재인지 가장 먼저 판단할 수 있는 119 구급대 신고와 연계 적발은 고용부가 신고 자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1년에 한 번 자료가 고용부로 넘어오기 때문에 단속 시차도 크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국회는 2017년 10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산재 발생 은폐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형을 만들었다. 하지만 처벌 효과는 미미하다. 2018년부터 올해 1~8월까지 매해 산재 미보고 및 은폐 건수는 800~900건을 유지했다.

결국 특정 적발 경로가 성과를 내는 '요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건보공단 연계 적발 건수는 2019년 78건이었다가 올해 365건으로 5배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사업장 감독은 459건에서 77건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국회는 고용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늘 단속 강화만 요청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국 700여명의 감독관이 산재 조사, 수사 업무를 하면서 산재 미비고와 은폐 적발 현황까지 챙기기는 물리적으로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119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신고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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