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는 여성을 살해하고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60대 남성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과거 두 차례의 살인미수 전력과 극단적인 인명 경시 태도 등을 이유로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제주지검은 30일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59)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5월 1일 오전 3시께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과 동거하던 여성 B(44)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같은 날 오전 4시 49분께 다른 아파트에 사는 지인 C(66)씨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크게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B씨와 지인 C씨가 이성적인 관계라고 생각해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은 동거녀를 살해한 직후 지인을 추가로 살해하려고 하는 등 극단적인 인명 경시를 태도를 보였다"며 "또 자신의 범행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돌리는 등 진지한 반성이나 후회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A씨는 2008년에도 당시 동거녀의 내연남을 흉기로 찌르는 등 이미 두 차례나 살인미수죄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또다시 이 사건을 벌이는 등 재범 가능성이 높다"며 구형의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 온 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범행 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해 자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경찰에 "극단적 선택을 할 테니 자신의 시신을 찾아달라"는 내용의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반성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8일 오전 10시에 예정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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