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정책본부장직을 사퇴한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예금보험공사법 위반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자 예보위원직도 물러나기로 했다.
1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이 예보 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부동산실명제 법 관련 고발을)대응하다 보니 소란이 벌어질 까봐 사표를 낸 것”이라며 “소란이 소란을 키우는 것을 막으려고 사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원장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을 만드는 ‘브레인’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캠프에서도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서울시 강남구와 성남시 아파트, 토지 등을 포함해 10여 개의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두 아들에게 재산을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이 일자 이 전 원장은 정책본부장직을 사퇴했다.
이 전 원장은 캠프에서 물러났지만 2019년 2월 임명된 예금보험공사 위원직은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일각에서 예보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운동에 관여할 수 없다(예금자보호법 제9조의 2·정치활동의 금지)’고 명시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전 원장은 예보 위원직도 이날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전 원장의 예보 위원 선임 경로에 대해서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19년 이 전 위원장이 예보 위원에 선임될 당시 추천 절차와 관련된 내역도, 추천 인사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청와대의 요청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이 지사의 측근인 이 전 원장을 예보 위원으로 추천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경기연구원장 신분의 이한주가 어떤 경로로 경력과는 생소한 예금보험공사 예보위원으로 그것도 공개채용도 아닌 위촉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인가”라며 “금융위원회 추천 관련 내역도 없고, 금융전문가도 아니고, 경기연구원장으로 이재명 후보 정책보좌만을 한 인사를 금융위원장이 1박 2일 만에 예보위원으로 위촉하였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원장은 “제가 금융 관련된 활동들을 했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심이 많다”며 “누가 (저를 예보위원으로) 추천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예보에서 연락이 와서 (위원을) 한 것이지 누가 추천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 지사 캠프의 정책본부장을 맡아 예보위원의 ‘정치 행위 금지’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법률 자문 결과)그 규정은 공무원인 예보위원과, 공무원이 아닌 예보위원은 구별된 것이어서 (위반)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이 전 위원을 예보위원으로 위촉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종합감사에서 최 전 금융위원장의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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