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한 후 주춤하던 교포 선수 이준석(33·호주)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1일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 이준석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골라내 8언더파 64타를 보탰다. 오전 짙은 안개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52명이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이준석이 중간 합계 13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2위인 김민휘(29·9언더파)에 4타를 앞섰다.
주니어 시절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호주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준석은 지난 6월 한국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참가한 6개 대회에서 네 차례나 컷 탈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러던 그는 이번 대회에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틀 동안 ‘노 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첫날과 둘째 날 그린을 각각 한 차례와 두 차례만 놓칠 정도로 절정의 아이언 샷 감각을 뽐냈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준석은 전반에 버디 3개로 샷 감을 조율한 뒤 후반 들어 버디 5개를 추가했다. 1, 3번 홀 버디에 이어 5, 6번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냈고 마지막 9번 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홀 3m 거리에 붙인 뒤 기분 좋게 버디로 마무리했다.
이준석은 경기 후 “어제와 오늘 전반적으로 큰 실수가 없었다”며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좋은 샷과 퍼팅으로 잘 막았다. 이곳에서 이틀 동안 보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는 점에 스스로도 조금 놀랐다”고 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던 그는 “엄청 우승 욕심이 난다. 이번에 당시의 아픔을 말끔히 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오픈 우승 때와 같은 느낌이 오고 있다. 남은 이틀 동안 실수는 줄이고 버디를 노릴 곳에서는 공격적으로 해 스코어를 착실히 줄여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상금 3위(4억 7,100만 원)인 이준석이 우승 상금 2억 원을 차지하면 이번에 불참한 김주형(6억 3,493만 원)을 밀어내고 상금 1위에 오를 수 있다.
이준석과 동반 플레이를 한 김민휘도 6타를 줄이며 이준석을 추격했다. 미국을 주 무대로 하면서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약 2년 만에 KPGA 투어를 찾은 김민휘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에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문경준(39)과 최호성(48)이 8언더파 공동 3위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대상과 상금왕을 차지한 김태훈(36)은 8번 홀(파3) 홀인원을 포함해 7타를 줄였다. 합계 4언더파 공동 21위다. 최경주(51)는 2개 홀을 남겨 놓고 이븐파 공동 68위권이다. 예상 컷 기준선은 1언더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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