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토론회에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어 나온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깜짝 놀랐다"면서 “이러다가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순회경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왕의 시대, 모든 권력기관을 사유하는 시대에 대해 국민들이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만들어졌는데,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 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이날 정견 발표에서 "영화배우처럼 멋진 몸매를 가지고 싶은 청소년 시절 배에 왕자를 그려 넣는 경우는 봤지만, 자기 손바닥에 왕자 그려 넣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라는 나라의 최고 책임 공무원을 뽑는 중이지 왕을 뽑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왕인 줄 아는 사람이 1위를 하고 있는 야당의 처지도 좀 안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 가운데에는 '왕(王)'으로 보이는 글씨가 작게 적혀있었다. 이 글씨는 윤 전 총장이 상대 후보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손바닥을 여러 차례 들 때 노출됐다.
윤 전 총장 캠프측은 “지지자분들이 '토론회 잘하시라'며 손바닥에 적어주는걸 거절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물티슈 등으로 닦았는데도 잘 지워지지 않아서 그대로 방송에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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