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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게임’ 밝히려다 ‘오십억 게임’ 될까…곽상도에 움찔한 국민의힘[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네이버 데이터랩-빅카인즈 분석

50억 보도 이후 대장동 검색량 ↑

곽상도 언론 보도는 10배 폭증

野, 뒤늦게 수습 시도 하지만 내홍

곽상도 자진 사퇴로 한숨 돌려

與 “50억 뇌물 여부가 수사 초점”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입니다.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습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습니다”(곽상도 의원 아들 입장문 中)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이 모든 정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야당은 대장동 개발에 참여해 투자금 대비 막대한 수익을 올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뒷배에 당시 성남 시장을 지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성남시의원들과 법조계 인사들이 결탁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맞섰다. 어느 한쪽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년 9개월 일한 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곽 의원 아들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해명은 오히려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아빠의힘이라는 조롱이 터져나왔다. 여당은 “50억원은 사실상 곽 의원에 대한 뇌물”이라고 역공했다.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임’으로 규정하고 정부·여당을 압박하던 야당이 ‘50억 게임’ 역풍을 맞은 것이다.

50억 보도 이후 치솟은 ‘대장동’ 검색량
곽상도 아들 관련 보도량은 10배 증가


9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검색어 ‘대장동’(녹색)과 ‘곽상도’(자주색) 검색량 추이./자료제공=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 분석 서비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일까지 검색어 ‘대장동’과 ‘곽상도’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대장동은 곽 의원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최초 보도가 나온 지난달 26일 검색량 37을 기록하며 전고점을 돌파했다. 같은 날 검색어 ‘곽상도’는 검색량 100에 이르렀다. 이후 대장동 검색량은 27일 58까지 올라갔다. 그래프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로 합산하고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상대적 변화를 나타낸다.

‘월급이 200~300만원 수준이던 대리가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았다’는 내용은 직관적이고 이해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물 관계·수익 구조 등이 복잡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보다 쉽게 국민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제공=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화천대유에 곽 의원 아들이 근무했다는 사실이 최초로 알려진 건 지난달 15일. 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54개 주요 언론사의 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해당 주간(12~18일)에 곽 의원 이름이 포함된 정치 뉴스는 208건에 불과했다. 19~25일 기간에도 곽 의원을 키워드로 설정한 정치 뉴스는 221건이었다. 그런데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최초 보도된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곽 의원 관련 정치 뉴스는 2,150건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뒤늦게 진화 나섰지만…지도부 간 이견 표출
곽상도 “수사 통해 밝혀질 것” 사퇴 의사 표명




이같이 빠른 논란 확산에 곽 의원은 26일 관련 보도 직후 탈당했고 국민의힘은 부랴부랴 곽 의원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7일 페이스북에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건은 산재에 따른 보상 등으로 해명이 되지 않는 액수”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 곽 의원의 탈당 이상의 추가적인 거취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희숙 전 의원이 부동산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던 것처럼 곽 의원 역시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아 당의 부담을 덜으란 압박이었다.

하지만 지도부가 추석 전에 이미 곽 의원 아들 관련 제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곽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당 차원에서 징계 등 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 51명이 곽 의원 징계·제명촉구안을 발의한 지난달 30일 밤 당 지도부가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자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탈당한 분을 최고위 의결로 의원직 제명을 할 수 있느냐.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이 대표는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느냐’라고 보낸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보라”라고 맞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곽상도 사퇴’로 한숨 돌린 野, 특검으로 반전 모색


2일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자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상황 반전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곽 의원은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사퇴하고자 한다”면서도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검 요구도 더욱 거세졌다. 곽 의원이 사퇴하겠다고 스스로 밝힌 이상 다음은 민주당이 카드를 제시할 차례라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검찰이 상부의 지침을 받았거나 스스로 권력 눈치 보기를 하며 이 게이트를 비호하는 것이라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직 특검만이 이재명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곧 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가 (이 지사) 무죄선고 나기 전후에 대법원에 드나든 게 확인되면서 조급하신 것 같은데 할 말은 특검 차려지면 거기에서 하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곽 의원에 대한 뇌물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공세 고삐를 조였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의혹에 대한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50억원이 사실상 곽 의원에게 주는 뇌물인지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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