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투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제약사 머크는 자사가 개발한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치료제가 먹는 형태로 복약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에 ‘코로나19의 타미플루’에 빗대곤 한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단장 겸 질병관리청장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외 코로나 치료제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미국 머크(MSD) 외에 화이자, 로슈가 치료제를 개발중이고 국내 기업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구매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정 추진단장은 이어 “구매가 확정되면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할 것이고, 우선되는것은 중증, 사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에 조기 투여할 것이다.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지침을 마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가량 감소시키는 것으로 임상 시험 결과 나타났다.
지난 1일 미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는 지난 1일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경증 또는 중간 증세의 감염 5일 이내 코로나19 환자 775명을 상대로 한 3차 임상시험에서 입원 가능성을 50%가량 낮췄다며 코로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MSD는 이 약 복용자 중 7.3%만이 29일 이내에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위약(가짜 약·플라시보) 복용자 중 14.1%가 입원하거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약 복용자 누구도 사망하지 않았지만, 위약 복용자는 8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MSD는 이 약에 대한 긴급 승인을 미 당국에 신청하겠다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하면 몰누피라비르는 첫 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된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개발 중이지만 속도가 뒤처진 상태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인간 세포에서 유전적 변화를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1천만 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에는 170만 명 치료분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으며, 다른 나라 정부들과도 비슷한 계약을 합의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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