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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장관 "이건희 컬렉션, 내년 하반기 지역 순회…리움 현대미술품도 함께 전시"

■서경이 만난 사람-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기증관 등 '지방 소외' 지적 마음에 남아

4~5곳 거점 통해 감상기회 충분히 제공

내년 예산도 문화예술 균형 발전에 초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계동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권욱 기자




“이건희 기증관 건립 지역으로 서울이 결정된 데는 불가피한 측면이 큽니다. 급성장 단계에 접어든 미술 생태계를 위해서도, 관광산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도 서울이 최적지입니다. 기증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전문 인력 역시 서울에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 소외 지적의 목소리가 마음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분들 말씀도 맞거든요. 그래서 네트워크 뮤지엄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이건희 컬렉션의 지방 순회 전시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더해 리움이 소장한 현대미술 작품도 같이 지방 순회 전시하는 방안을 리움 측과 모색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할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가 서울 용산과 송현동 두 곳으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두 곳 중 송현동이 더 유력한 가운데 연내 최종 건립지를 결정해 이르면 오는 2027년께 완공할 계획이다.

황 장관은 당시 직접 건립 후보지와 컬렉션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유족 측과 기증품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일도 황 장관이 직접 맡았다.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체부 발표에 이건희 컬렉션을 모시기 위해 발 벗고 나섰던 지자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전형적인 서울 중심주의 행정’이라며 비판의 날도 거침없이 세웠다.

황 장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지방 미술관 4~5곳을 거점삼아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 100여 점 정도를 순회 전시할 생각”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방에 거주하시는 국민들에게도 감상 기회가 충분히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지방의 문화 향유권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증품이 아닌 리움의 소장품도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리움 측과 적극 논의 중이라고 황 장관은 밝혔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리움 측에서도 문체부와의 공동 마케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게 황 장관의 설명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순회 전시도 검토하고 있다.



황 장관은 내년에 처음으로 7조 원을 넘어서는 문체부 예산을 지방 균형 발전, 즉 지방의 문화예술 발전과 향유권 제고 부문에 많이 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초 지자체 단위의 공립박물관·공공도서관·생활문화센터 조성 등을 지원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 기반 시설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찾아가는 ‘공연·전시 사업’ 등을 더 늘리기로 했다. 지방 문화예술인의 창작 지원도 확대한다. 이에 더해 방치된 연초제초장을 리모델링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모범 사례로 삼아 각 지역 폐산업 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기존 국립 문화시설 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을 위한 기본 원칙 및 활용 기본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권욱기자


코로나19로 숨통이 막힌 지방 관광산업의 재도약 지원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황 장관은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서산 머드맥스’ 등 지방 관광지 홍보 영상에 대한 해외 관심이 매우 컸다”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관광 시장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황 장관은 “한국이 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되도록 해외 잠재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계속 공개하고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에 한국 대표 관광지를 구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며 “예방접종 인정, 특별 입국 절차 간소화 등 문체부 단독으로 할 수 없는 대책은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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