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쉽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범죄자들의 해외 도피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송환은 줄고 있어 관련 수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연도별 국외도피사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 도피 사건은 총 943건 발생했다. 국외 도피는 2017년 528건, 2018년 579건에서 2019년 927건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년간 총 2,977건 발생한 해외 도피 사건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988건(33%)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필리핀 657건(22%), 태국 200건(6%) 순으로 대부분 아시아권 국가로 도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도피 범죄자는 늘어난 반면 경찰의 지난해 국내 송환 실적은 큰 폭으로 줄었다. 경찰은 2017년 300명, 2018년 304명, 2019년 401명의 범죄자를 송환했지만 지난해에는 271명을 데려오는 데 그쳤다. 더욱이 도피 누적 인원 6,762명 가운데 3년 이상 도피 중인 인원은 3,461명으로 전체의 51%에 달했다. 절반 이상의 도피 범죄자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국내 송환 실적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는 인터폴 공조 관련 부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혔다. 지난 8월 기준 본청과 시도 청의 인터폴 공조 부서 인력은 47명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해외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외 도피 사범이 늘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라며 “경찰은 도피 증가율에 맞춰 관련 수사 인력을 확충하고 도피 국가와 협력해 수사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