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부터 36학급 이상의 초중고교는 보건교사를 2명 배치해야 한다. 기존에는 학교 규모에 상관없이 보건교사를 1명만 뒀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자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에 배치 인력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초중고에 약 1,300여 명의 보건교사가 추가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보건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36학급 이상의 초중고에는 2명의 보건교사를 두도록 한 것이 골자다. 보건교사는 별도 과정을 이수해 교원자격증을 발급받은 간호사들로, 학교에서 보건교육과 학생·교직원의 건강관리를 담당한다.
이전까지는 학교 규모와 관계없이 학교당 보건교사 1명만 배치돼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 과대 학교의 보건교사는 업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 수가 크게 늘면서 보건교사의 업무 강도가 높아져 추가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지난 6월 규모가 큰 학교의 경우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두도록 하는 학교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36학급 이상으로 기준을 설정했다. 36학급을 기준으로 학급수가 2배 늘어나면 1명의 교사를 추가 배치하도록 해 72학급 이상이면 3명을 둬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 등을 진행한 결과 10학급과 30학급은 업무량에 큰 차이가 없지만 32~36학급부터는 업무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돼 36학급 이상부터 2명을 두는 것으로 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36학급 이상인 학교는 초등학교 932개교, 중학교 81개교, 고등학교 310개교 등 총 1,323개교다. 전국 초중고의 11% 수준이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전국 학교에 1,300여 명의 보건교사가 추가로 배치돼야 한다.
보건교사들은 인력 증원에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안 중 초등학교 학급 수에 병설 유치원 학급 수를 포함시킨 것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국보건교사회 관계자는 “초등보건교사에게 병설유치원까지 겸임을 강제해 보건교사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모두의 건강권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보건교사가 대거 증원되면 의료 현장의 간호사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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