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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교실로 과밀학급 해소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

2025년까지 '과밀' 82% 축소 목표

학생·학부모들은 안전성 우려 커

교육 현실 이해못한 미봉책 지적





서울시교육청이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학급당 20명’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립형 가건물인 모듈러 교사(교실)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과밀학급 해소 정책이 모듈러 교실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기피 현상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교육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밀학급 해소 추진 방안’을 5일 발표했다. 모듈러 교실을 포함한 학급 증설과 학생 분산 배치로 오는 2025년까지 총 239개교의 밀집도를 낮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과밀학급을 둘러싼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밀집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부각됐다. 한 교실에 많은 학생이 모여 있으면 감염병이 퍼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조기에 줄여야 할 필요성이 강해진 것도 한몫했다.

과밀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28명이 넘는 학년이 있는 학교를 말한다. 서울시내 초중고교 1,316개교 가운데 과밀학교는 전체의 22.2%인 292개교다.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은 전체 3만 4,772개의 15.7%인 5,457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과밀학교를 82% 줄이겠다고 밝혔다. 먼저 교실 증축과 미사용 교실 활용 등 학급 증설로 55개교의 과밀 문제를 해소한다. 학습 공간을 늘리기 위해 모듈러 교실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듈러 교실 도입을 놓고 학부모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골조·마감재·기계 등을 갖춘 규격화한 건물을 완성해 현장으로 운송한 뒤 단순 조립·설치하는 형태의 건물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안전성 등을 이유로 모듈러 교실을 기피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과밀 해소 방안으로 모듈러 교실을 들고 나온 것은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이라며 “더구나 특성화고가 줄어들면서 강남·목동 등 일부 지역의 학생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텐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 없이 교육 당국이 미봉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분산도 추진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 학생 배정을 줄이는 식으로 과밀학교 86개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 분산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학생 분산 배치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단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과밀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학급당 20명 시대’를 현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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