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과 운송 비용 상승이 육류 가격 등 식품 가격도 밀어 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식품 업계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엄중 단속하기로 했지만 고공 행진 중인 식품가를 잡을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육류 산업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비용 상승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려온 육류 업계는 사료와 육류 제품의 운송·포장 비용마저 뛰자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다. 미국 쇠고기 가격은 12.2%(전년 대비), 돼지고기는 9.8%, 닭고기는 7.2%나 상승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베이컨의 평균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28% 가까이 올랐다.
육류 가격 폭등에 소비자의 항의가 빗발치자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물가 잡기에 나섰다. 이미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비용 상승뿐만 아니라 대형 육류 유통 업체들의 불법행위를 육류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한 상태다. 미국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시장의 70% 이상은 JBS·타이슨 등 4개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행정명령을 내리고 1921년 제정된 법을 강화해 육류 산업 관행을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육류에 이어 설탕 가격도 급등해 미국의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주식·선물·옵션 등의 거래시장을 운영하는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에 따르면 설탕 선물 가격은 8월 말 파운드당 20.22달러로 올 들어 31%나 상승했다. 미 농무부는 내년까지의 브라질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탕은 과자나 음료·빵류·빙과류 등 대부분 가공식품에 사용돼 식품 물가 전체의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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