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5,00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2조 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투자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넘었지만 관련 판매사들에 대한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피해를 적발해 엄벌해야 할 금융 당국이 되레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주요 금융 부실 사태에 대한 처리 결과’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과 부산은행 등을 제외한 펀드 운용사 및 판매사에 대한 징계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징계 기관인 금융위원회로 올라갔지만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2조 원대의 사기 피해를 남긴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지 각각 1년 넘게 지난 상황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 감독 부실과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국회 차원의 요구가 있었고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올해 7월 금융 당국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금융 당국은 여전히 판매사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 짓지 못한 것이다.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인 부산은행을 징계한 의결을 제외하면 금융 당국 차원의 추가 징계를 찾을 수 없다.
금감원은 주범이 미국으로 도주한 옵티머스에 대해서는 ‘검사 및 제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삼성증권·하나은행 등 판매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금융위에서 검사와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하나은행(수탁사) 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라임·옵티머스를 담당하던 금감원의 한 팀장급 인사가 민간 금융 투자 회사의 임원으로 이직하면서 징계를 벗어난 사실도 확인됐다.
윤 의원은 “사모펀드 사태와 직접 관련된 임직원들에 대한 징계부터 시작해야 피해자 보상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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