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한국의 보건용(KF94) 마스크로 허위 표기된 중국산 마스크가 3만4,000건 넘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외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징동, 티몰, 핀둬둬 등에서 다수의 판매자가 중국산 마스크에 KF94를 표기해 판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주중한국대사관이 식약처에 보낸 ‘중국 내 KF94 허위표시 마스크 판매 현황’에 따르면 판매자 링크 수 기준으로 징동(1만4,000건 이상), 핀둬둬(1만건 이상), 1688(6,000건), 타오바오(4,035건), 티몰(365건), 쑤닝(32건)이었다.
이는 외교부가 지난 7월 특허청이 운영하는 북경 IP 데스크를 통해 외부 조사업체에 의뢰해 파악한 것으로, 이 마스크들은 중국 안전표준(GB2626)과 방호등급(KN95)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KF94 인증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해당 정보를 받고도 추가 현황 파악 등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가 백종헌 의원실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교부를 통해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KF94 표시 마스크는 대부분 정식 수입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인 것을 확인했지만, 식약처가 직접 조사한 중국 KF94 허위표시 마스크 현황 자료는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해외 단속 권한이 없어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우리 외교당국의 현황 파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 주요 쇼핑몰에서는 중국산 KF94 마스크가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또 큐텐 재팬 등 일본 주요 쇼핑몰에서도 중국산 KF94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다.
백 의원은 "가짜제품을 방치하면 정품을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KF94 마스크를 인증하는 식약처, 나아가 한국의 국가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무 부처인 식약처가 단속 권한 문제로 손만 놓지 말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더 적극적으로 중국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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