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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수] 에스파가 활짝 연 메타버스 세계, K팝계 새로운 활로

에스파와 ae-에스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아무런 제약과 제한이 없는 그룹 에스파(aespa)의 세계관은 무궁무진하다. 마치 마블 영화를 보는 듯한 탄탄한 스토리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미지의 존재까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에스파의 메타버스 세계가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는 5일 첫 미니앨범 ‘새비지(Savage)’를 발표했다. 데뷔곡 ‘블랙맘바(Black Mamba)’에 이어 리메이크곡 ‘포에버(Forever) (약속)’, ‘넥스트 레벨(Next Level)’까지 줄곧 싱글만 발표했던 이들이 처음으로 발표하는 미니 앨범이다. 덕분에 에스파는 세계관을 더 확장하면서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스타일까지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동명의 타이틀곡 ‘새비지’는 ‘블랙맘바’, ‘넥스트 레벨’을 잇는 에스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 에스파와 그들의 아바타 ‘아이(ae)’가 조력자 ‘나이비스(naevis)’의 도움으로 광야(KWANGYA)로 나아가, 아이와 현실 세계의 연결을 방해하는 악의 세력 블랙맘바와 맞서는 스토리를 담았다. 이전 곡들을 통해 블랙맘바와 광야의 존재를 소개하고, 세계관에 익숙해진 리스너들에게 더 확장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새비지’는 강렬한 어택감의 드럼과 베이스를 중심으로 한 트랩 장르의 곡으로, 멤버들의 쫀득쫀득한 랩 비중이 늘었고 파워풀한 보컬과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가볍지만 뇌리에 박히는 추임새는 리스닝 포인트다.

에스파의 뮤직비디오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지향하는 메타버스향 미래 콘텐츠인 SMCU(SM Cultuer Universe)가 가장 잘 녹아있다. ‘새비지’ 뮤직비디오는 만화(Cartoon)·애니메이션(Animation)·웹툰(Webtoon)·모션그래픽(Motion Graphic)·아바타(Avatar)·소설(Novel)을 합친 SM의 새로운 영상 장르인 카우만(CAWMAN)의 표본이다. 뮤직비디오는 에스파가 현실인지 가상인지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블랙맘바인 뱀을 만나고 환각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이어 지젤이 분신술을 쓰는 것처럼 보이거나, 카리나가 아이 카리나와 연결이 어려워지는 모습 등이 그려진다. 각자 무기를 갖게 된 에스파는 블랙맘바를 물리치기 시작하고, ‘아이 에스파’와 만난다. 조력자인 가상 인간 ‘나이비스’까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에스파의 세계에는 희망이 생긴다. ‘나이비스’를 따라 시공간을 초월한 에스파는 광야로 나아간다. 이 모든 것이 CG나 애니메이션 효과 등으로 표현이 극대화돼 시리즈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 사진=에스파 신곡 '새비지' 뮤직비디오 캡처


‘새비지’의 퍼포먼스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콘텐츠에 최적화됐다. 늘 그랬듯이 강렬하고 절도 있는 안무가 주를 이루지만, 후렴구 동작은 최소화된 안무로 포인트만 살렸다. 킬링 파트인 ‘김이 김이 나 김이 김이 나 Zu Zu Zu Zu’ 부분은 누구나 따라 하기 쉽고 기억에 남는 안무로 구성됐다. 이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MZ세대가 접근하기 쉬운 부분. 코로나19 시대에 데뷔했지만 틱톡에서 영향력을 펼치면서 온라인상에 전 세계 팬들을 운집시키는데 성공한 바 있는 에스파에게는 자연스러운 행보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에스파의 세계관은 수많은 K팝 그룹들의 세계관들 중에서도 유독 낯선 콘셉트였지만, 점점 시대상에 걸맞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가상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스파의 세계관 속 ‘나이비스’의 등장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나아가 SM의 확장된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 메타버스가 K팝을 넘어 다양한 문화와 접목되면서 에스파의 세계관을 활용한 금융 광고까지 생겨났다.



에스파는 메타버스 세계관의 선도 주자답게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피지컬 앨범을 발표하면서, 아바타 ‘아이’가 현실 세계의 멤버들을 만나기 위해 넘나드는 통로인 ‘포스(P.O.S)’를 앨범 케이스로 형상화한 것. 이 버전의 앨범의 CD를 SMTOWN AR 어플을 통해 인식하면 ‘포스’를 열고 광야로 넘어가는 듯한 증강현실이 펼쳐진다.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피지컬 앨범이 K팝 시장에 출시됐지만, 에스파의 앨범은 혁신적인 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 사진=에스파 신곡 '새비지' 뮤직비디오 캡처


갈수록 궁금증을 높이는 에스파는 업그레이드된 앨범으로 3연속 히트에 성공했다. ‘새비지’ 발매 직후 멜론, 지니, 벅스 등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고, 전 세계 17개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중국 QQ뮤직 실시간 신곡 차트와 MV 차트 한국 부문에서 1위를 하고, 일본 로컬 플랫폼 AWA 실시간 급상승 차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야말로 전 세계 차트를 장악했다. 예약판매 기간 동안 음반 선주문량이 49만장을 돌파하면서 신인 그룹으로서 이례적인 성과를 내고, 각종 음반 차트까지 1위를 싹쓸이했다. 여기에 뮤직비디오까지 공개 2일 7시간 30분 만에 유튜브 조회수 5,000만 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신들만의 영역을 차근차근 구축해나가고 있는 에스파. 단숨에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지만, 안주하지 않고 다음으로 나아가 준비를 하고 있다. 본인들이 그토록 외치는 ‘광야의 딸’이 되기 위해.

“‘에스파가 한 층 넥스트 레벨로 올라간 느낌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첫 미니앨범이다 보니 ‘블랙맘바’나 ‘넥스트 레벨’ 같은 강렬한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 색깔을 소화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요. 또 확장된 세계관의 스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5일 에스파 미니 1집 ‘새비지’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에스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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