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끼리는 네 거, 내 거가 없는 거야.”
‘깐부’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말이다. 이 단어는 구슬치기 등 놀이를 할 때 구슬 같은 자산을 공유하며 연대를 맺는 관계를 뜻하는 은어다. 오징어 게임 속 일부 인물은 깐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결국 동료를 우승까지 이끌었다. 깐부로 이룬 연대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온 국민이 염원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with) 코로나’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깐부를 맺어야 한다. 약 한 달 뒤 체제 전환 시 발생하는 부담을 ‘네 거’ ‘내 거’로 구분하는 대신 함께 짊어져야 한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죽음’이라는 가장 큰 부담을 짊어질 사람들은 백신 미접종자다. 기저질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 방역 완화로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부담이 지워지는 것이다.
의료진과 공무원 등의 부담도 늘어난다. 위드 코로나 체제가 시행되면 확진자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 접종 완료자가 전 국민의 83%에 달하는 싱가포르도 연일 신규 확진자 수 최다치를 갈아치울 정도다. 확진자 폭증은 거의 2년간 치료를 담당해온 의료진을 소진 상태로 몰아세운다. 재택치료를 담당하는 공무원 및 의료진의 업무가 과중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알고 있다. 감염을 최대한 막으면서 확진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사 받기 등 귀가 닳도록 들은 방역 수칙이 그것이다.
정부는 ‘깐부 연대’에 필수적인 투명한 정보 공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치명률, 중증 환자, 사망자, 백신 부작용 등 다양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깐부가 깨지면 서로를 불신하는 상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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