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 시골마을의 보건당국이 개 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반려견 10여마리를 살처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팜 민 흥(49)의 일가족 5명은 지난 8일 까마우성으로 들어오던 중 검역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곧바로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겨 격리 조치했고 데리고온 반려견 16마리와 반려묘 한 마리를 살처분한 뒤 소각했다.
이 사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트남 전역에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남부 롱안성에서 벽돌공으로 일하던 흥의 가족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지자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결심했다. 이에 오토바이 한대에 반려견까지 모두 싣고 처남 가족과 함께 처남댁의 고향인 까마우성의 카잉흥 마을로 들어오던 중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해당 지역의 인민위원회는 "두 가족이 데리고 온 반려동물 중 한 마리가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들 가족의 동의를 얻어 살처분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호주 시드니 기술대학의 예측의학 교수인 뚜언 응우옌은 "지금까지 개가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과학적 증거는 나온 적이 없다"면서 "개를 살처분한 것은 비과학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흥의 일가족이 롱안성에서 까마우성까지 이동한 거리는 300km에 달한다. 앞서 그의 가족은 오토바이 한대에 반려견들을 모두 싣고 이동하는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현지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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