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뛰어든 이소미(22·SBI저축은행)는 데뷔 첫해 상금 랭킹 14위에 올랐다. 내용도 좋았다. 장타 부문 6위, 그린 적중률 2위, 평균 타수 9위였다. 하지만 정작 우승이 없었다. 동기인 조아연(21), 임희정(21), 유해란(20), 박서진(22) 등의 우승을 곁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을 갖췄지만 마지막 순간 퍼팅이 번번이 말을 듣지 않았다. 퍼팅 순위 84위였다.
그러던 이소미는 지난해 10월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뒤 올해는 2승을 추가하며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상금 랭킹은 4위를 달리고 있다. 그 사이 퍼팅 부분 순위가 2020년에는 45위, 올해는 33위로 올라섰다. 퍼팅이 나아지면서 우승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소미가 2년 동안 실전을 누비며 터득한 퍼팅 노하우는 뭘까. 그가 4가지 핵심에 대한 도움말을 전해왔다.
◇1m 퍼트는 ‘최대한 낮게’= 짧은 퍼트는 철저하게 낮게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폴로스루를 낮게 하면 퍼터의 흔들림이 덜하고, 볼이 굴러가는 롤이 훨씬 좋다. 백스윙도 너무 크면 안 되고, 임팩트 순간 스트로크 속도가 느려지면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빨리 해서도 안 된다. 스윙 크기를 미리 정해두면 좋다. 예를 들어 1m 퍼트는 양발 안쪽 크기로 하는 식이다. 스트로크를 낮게 하고 리듬을 일정하게 하면 직진성이 좋아져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휘어지는 퍼트는 변곡점 향해 직선 스트로크를= 볼이 끝에서 우측으로 휘는 슬라이스 라인에서 자신감 없이 스트로크를 하면 우측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볼 앞쪽에 가상의 기준점을 잡고 그곳까지 볼을 과감하게 보낸다고 생각하고 짧게 딱 끊어 친다. 이와 반대인 훅 라인에서는 폴로스루를 조금 길게 해도 괜찮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길게 하는 게 아니라 조금 길어도 좋다는 느낌으로 스크로크를 한다. 긴장할수록 힘이 들어가고 실수가 나오기 때문에 임팩트 때 강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3퍼트 피하는 열쇠는 ‘거리감’=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거리감이다. 먼 거리 퍼트를 홀 1m 이내의 거리에 붙일 수 있어야 3퍼트를 피할 수 있다.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우선 15m 평지를 찾은 뒤 홀을 1m 정도 지나가게 치는 연습을 한다. 중요한 건 자신감 있게 쳤을 때의 거리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어느 정도 감이 익었다 싶으면 10m, 5m 거리로 나눠 연습을 한다. 롱 퍼트의 경우에는 퍼터가 너무 낮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 아무래도 동작이 크기 때문에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골프장마다 그린 빠르기가 다르고, 골퍼 자신도 매일 컨디션이 다르므로 라운드 전에는 반드시 거리감 연습을 해야 한다.
◇퍼트라인은 전체→부분 순서로 파악= 제주도에 가면 ‘한라산 브레이크’가 심하다고 하는데 사실 국내 골프장은 대부분 산악형 코스라서 마운틴 브레이크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우선 전체 지형부터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르막 코스라면 그린도 위에서 밑으로 경사가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라인을 볼 때는 어드레스, 중간 지점 등 여러 곳에서 보는데 밑에서 위 방향으로 볼 때 전체적인 라인이 가장 잘 보인다.
잔디 결도 고려해야 한다. 평지 똑바른 라인이더라도 잔디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누워 있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슬라이스 라인을 탈 수 있다. 때로는 중간까지는 슬라이스 결, 이후부터 홀까지는 훅 결일 때도 있다. 캐디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거리감을 찾고 라인 보는 법을 익히다 보면 어느 순간 퍼팅 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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