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미국 현지시간) 아프간 정부를 향해 여성에 대한 인권 보장 약속 이행을 압박했다. 또 국제사회를 향해 "아프가니스탄이 성패의 결정적 순간에 직면했다"며 아프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유동성 투입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AP통신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이 탈레반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해왔고 그들 없이는 아프간 경제와 사회가 회복될 방법이 없다”며 여성 인권 보장 약속을 이행하라고 탈레반을 압박했다. 그는 탈레반이 정권을 인수하면서 전 정부 직원이나 소수자들, 여성,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한 약속을 거론하며 "탈레반이 여성과 관련해서 한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동시에 아프간에 대한 국제 원조를 호소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의 자산 동결과 개발원조 중단으로 아프간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프간은 경제의 85%를 비공식 부문이 차지하고 탈레반 집권 이전에는 정부 지출의 75%를 국제 원조에 의존했다”며 "외부 지원이 끊기면서 은행이 문을 닫고 의료 등 필수 서비스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기구를 통해서 혹은 유엔개발계획(UNDP)이나 현재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기금 등을 통하면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아프간 경제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유통성을 투입하는 것은 탈레반 정권 인정이나 제재·자산동결 해제, 국제원조 복원 등과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한 뒤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너무 더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