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톱배우 고현정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현빈이 만났다.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고, 그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가는 두 여성의 혼란스런 인생여정이 감정에 푹 빠져 허우적대는 드라마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계획이다.
13일 오후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임현욱 감독과 배우 고현정, 신현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와 그 여자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고현정이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정희주로, 신현빈이 찬란하게 빛나다가 참담하게 망가져 버린 구해원으로 출연한다.
임현욱 “감독은 처음에는 인연인줄 알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악연으로 변하는 두 여자의 관계가 주변인들에게도 파생되는 이야기”라며 “반전이 꽤 있어서 본방송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끝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캐릭터와 감정이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인 만큼 캐스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그보다 고현정과 신현빈을 염두했기에 그들이 꼭 출연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임 감독은 “초기 단계부터 정희주를 만들기 너무 어려웠다. 너무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극을 이끌어가야 했다”며 “누가 할 수 있을까 작가와 고민하다 고현정을 떠올렸고, 그를 생각하며 작업했다. 어느정도 대본을 쌓은 뒤 제안을 드렸는데 굉장히 빨리 연락주셔서 작가와 만세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신현빈이 맡은 구혜원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 당시 다른 작품을 한창 촬영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제안을 드렸다”며 “스케줄 때문에 못하면 아쉽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출연해 주셔서 나로서는 아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결코 쉬운 이야기로 흐르지 않는다. 예고편부터 상당히 어렵고 복잡할 것을 예감케 한다. 임 감독은 “특정한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기 보다 일단 재밌게 만들고 싶었다. 정희주와 구혜원의 관계에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사랑 배신 용서 복수가 다 있다. 그 관계 속에서 어떤 것이 보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이 나온다. 그런 점에서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고현정은 ‘너를 닮은 사람’과 만난 것은 운명적이라고 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라 여러 대본을 두고 나중에 봐야겠다 하던 상황이었는데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와서 그냥 읽어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마음에서는 이 드라마 이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희주는 복잡한 인물이다. 그리고 불완전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현정은 “시청자 입장에서 도입부만 봤을 때는 정희주가 잘 살 수밖에 없는 요소로 가득한데 뭐가 부족해서 그러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는 ‘나는 뭐지? 너무 외롭다’는 식의 생각을 하는 인물이다. 어떻게 표현해야겠다는 전략이나 계획, 분석을 하기 어려워 그냥 받아들였다. 초반에는 내가 어떻게 하면 정희주가 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드라마 시장에서 감정이입해 보는 작품이 힘들 수도 있다. 그런데 ‘너를 닮은 사람’은 아마 누구나에게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쭉 이어서 보면 사람이 어디까지 표현하고 어디까지 도망갈 수 있고, 그를 잡으려는 사람은 어디까지 잡을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나온다”며 “나를 찾아볼 수도 있는 드라마 아닐까. 과거 현재 미래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이라고 덧붙였다.
화가로 등장하는 정희주의 그림은 대부분 가족에 관한 것이다. 고현정은 “가족 그림이 많고, 중간에 누가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의 작업으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중요하다”며 “뛰어난 작가이고 싶은데 그것이 혼자 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인지, 가족에 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정희주에게 왜 원동력이 되는지 신경써서 봐주시면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최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대세로 떠오른 신현빈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전에도 신현빈이 가진 분위기가 참 좋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같이 하며 기본기가 아주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그 많은 대사량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해내고 항상 촬영장에서 총무 역할을 했다”며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좋은 배우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나이차를 느끼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배려도 많고 중간중간 챙겨줘서 감사할 부분이 아주 많다”고 좋은 호흡을 기대케 했다.
신현빈 역시 “너무 즐거웠고,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내가 못해도 누가 할지 궁금하고, 정희주도 누가 할까 생각했다”며 “고현정 선배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촬영 전에 꽤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가까워지다 보니 쉽지 않은 장면들마저 재미있게 찍었고 즐거웠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신현빈이 연기하는 혜원은 가진 것은 없어도 꿈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인물에서 정희주와 얽히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겹치기 출연이 불가피해 대본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차라리 재미 없었으면’ 하고 생각했다는 그는 “시기적으로 출연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대본을 보고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며 “출연하면 힘들고 어려울 것 같은데 계속 생각나고 마음에 남아서 결국 선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같은 시기에 촬영했는데 양측의 배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구혜원 역시 정희주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신현빈은 “읽기에 재밌어도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식으로 보여드려야 하나 많이 생각했고 외적인 부분도 많이 테스트해봤다”며 “가장 큰 매력은 구혜원이 세 계절 초록색 코트를 입는다. 감독님은 초록색 괴물 같았으면 좋겠다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겠고,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모습을 봐주셨으면 하고, 구혜원이라면 저런 행동을 할 수 있겠다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며 “각자의 입장에 따라 보는 시각도 다를 것 같고, 다른 선택과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모습들을 보다보면 누구 한명에게만 이입하지 않고 여러명에게 이입하지 않을까. 사랑과 동시에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은 13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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