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소파와 패딩으로 재탄생했다.
플라스틱 등 여러 소재가 섞여 있어 재활용할 수 없는 일회용 마스크는 대부분 소각되며 유독가스를 내뿜어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 또 버려진 마스크는 육지를 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해파리보다 많은 마스크’라는 비유가 나올 정도다. 디자이너는 이 제품을 통해 팬데믹이 야기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한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토비아 잠보티(Tobia Zambott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로 ‘COUCH-19(카우치19)’라는 소파를 만들었다. 그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인 ‘페르지네 발수가나’에서 주민들과 함께 거리와 병원 주변에 흩어져 있는 일회용 마스크를 모았고, 수거한 마스크는 소독 절차를 거친 뒤 PVC(폴리바이닐클로라이드) 소재 안에 들어가 충전재 역할을 한다.
토비아는 “소파의 색상과 모양은 지구온난화의 상징 중 하나인 빙산을 연상시키기도 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스크로 소파에 이어 패딩도 만들었다. 토비아는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알렉시 사스타뫼넨과 함께 ‘코트19(Coat19)’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일회용 마스크에 의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하기 위함이다. 길거리에서 모은 마스크를 반투명 천에 끼워 넣어 만든 일종의 방한복이다. 재활용 소재로 만든 투명한 외피 속에 채워진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그대로 비쳐 보인다.
패딩 재킷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유기농 면을 일부 충전재로 쓴 뒤 이어 일회용 마스크를 패딩 충전재로 썼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유럽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이러한 환경오염으로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디자이너 잠보티는 이번 프로젝트로 환경 문제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강조하고 거리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줍거나 매일 사용하는 마스크를 보관하도록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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