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주택공급 시그널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서울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율(1일~26일 신고 기준)은 전체의 35.1%로 8월 20.8%보다 증가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올해 하락 거래 비율은 1월 18% 이후 2월 23.9%, 3월 27.5%, 4월 33.3% 등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5월(27.6%)부터는 다시 하락 거래 비중이 줄었다. 6월 23.9%, 7월 22.1%, 8월 20.8% 등을 기록했다.
국토부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집값이 내린 단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강동구 고덕자이 전용면적 59㎡는 13억5,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2억5,000만원 내렸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면적 149.225㎡가 지난달 10일 21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의 24억원보다 2억4,000만원 내렸다. 성동구 한진타운 전용 84㎡도 최근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 대비 2억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마포구 도화동 현대나 용산구 용산파크타워, 송파구 현대 등의 단지도 각각 1억6,000만~1억9,000만원가량 하락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도 서울의 아파트값은 8월 0.20∼0.22% 수준을 유지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다가 9월 들어서는 0.21%(1·2주)→0.20%(3주)→0.19%(4·5주) 등으로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늘어난 반면 매매 거래량은 감소해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매물은 4만775건으로 전월 대비 4.2% 증가했는데, 9월 아파트 거래량은 2,100건으로 전월 대비 절반 정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동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고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회재 의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대책에 더욱 속도를 내고 고삐를 잡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