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 후보는 전화 면접 방식인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줄곧 야권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서왔지만 한 주 만에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대선 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직후 발생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민주당 경선 3차 슈퍼위크에서 확인된 ‘대장동 개발 의혹’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여론조사 전문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0월 2주차 NBS에 따르면 이 후보와 홍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 이 후보는 37%, 홍 후보는 40%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비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3%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홍 후보는 3%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도 이 후보는 지난 조사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39%에 머물렀다. 반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만에 11%포인트에서 4%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폰 가상 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5.4%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포함된 첫 가상 4자 대결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11~12일 성인 2,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 34.0%, 윤 후보 33.7%로 0.3%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초접전 양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 후보와 안 대표는 각각 4.2%, 4.0%를 기록했다. 다만 윤 후보 대신 홍 후보를 포함한 가상 대결에서는 이 후보(32.4%)가 27.2%를 기록한 홍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안 대표와 심 후보는 각각 5.1%, 5.0%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는 “당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보통 최대 10%포인트까지 지지율이 추가로 오르는데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 후보 측 입장에서 충격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 3차 슈퍼위크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대장동 특혜 의혹 사태가 민주당 지지층에 이어 일반 여론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민주당 원팀 논란과 대장동 사태 연루 의혹 등 두 가지 악재를 늦어도 11월 초 안에 극복하지 않으면 ‘이재명 회의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 후보가 우위를 점했던 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야당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가 지속되다 11월 초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돼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면 이재명 회의론이 등장할 수 있다”며 “10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 이전에 이낙연 전 대표와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해 당내 지지자를 다독이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일 이전에 대장동 의혹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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