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 귀국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 지형에 변화가 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50억 클럽·이른바 ‘그 분’ 의혹에서 남 변호사가 의혹 핵심 관계자와는 180도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최근 한국 내 대형 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특히 검찰과 귀국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가급적 다음 주 내에 귀국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수일 내 귀국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한 만큼 이르면 내주 초 입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그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데로 신병을 확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이 남 변호사 귀국과 동시에 조사에 돌입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정영학 회계사게 제출한 녹취록상 ‘50억 클럽’과 이른바 ‘그 분’의 진위 여부다. 남 변호사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저희끼리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었다”며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특히 7명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기사에 보시면 다 나오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녹취록 속 ‘그 분’ 발언에 대해선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그 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는 180도 다른 입장이다. 김씨는 그동안 녹취록에 대해 “상대방이 녹음하는 걸 알고 일부러 과장되게 말한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그 분’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천화동인 1호 주인이 누구냐에 대해서도 남 변호사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에게서 들었다”고 하나, 김씨는 ‘본인이 주인’이라고 주장한다.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의혹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관계자들이 70억 클럽·그 분·천화동인 주인 의혹 등에서 말이 엇갈리고 있는 셈. 법조계 안팎에서 남 변호사가 귀국해 조사를 받더라도 검찰 수사에 혼선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주요 인물들이 각기 다른 주장을 펼 경우 수사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일각에서는 오히려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게 해당 관련자들의 이른바 ‘큰 그림’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사정당국은 진술에 의존하기보다 실체적 진실을 밝힐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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