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천연가스 공급량을 동결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또 폭등했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스프롬의 천연가스 공급량이 동결되면서 이날 유럽의 11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18%, 영국에서도 15%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천연가스 공급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시사했음에도 다음 달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포럼에서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의도적으로 조절하고 있지 않다며 유럽이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공급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발언과 달리 우크라이나나 폴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 시스템 중 공급량이 증가한 곳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올겨울이 예년보다 더 추울 것으로 예상돼 천연가스 품귀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추가 가스 공급을 서두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2의 개통에 대한 독일의 승인을 전제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BCS글로벌마켓의 론 스미스는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2의 개통이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가정하고 이에 맞춰 공급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공급량을 15% 늘릴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문 회사인 ICIS의 톰 마제크맨서는 “모든 가스관의 공급량을 극대화하면 서유럽으로 하루 평균 가스 공급량이 36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서유럽 내 가스 공급량은 지난달 하루 평균 302㎥에서 이달 261㎥로 줄었다.
가스 가격 급등은 경제 회복에 위협이 되고 있다. FT는 천연가스 가격이 이미 1년 전보다 5배 이상 올라 에너지 수요가 큰 기업들은 제품 생산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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