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9일 기습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도발’이 아닌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요청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 정도로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연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도발’이라는 것은 영공·영토·영해와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북한 SLBM은 북한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서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우리 영공·영토·영해에 피해를 가한 도발’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서 장관은 대신 “저희가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북한의 위협’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요격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서 장관은 “한미 정보 당국 간 사전에 (북한 SLBM 발사의) 징후를 탐지하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탐지된 제원과 공개된 영상을 고려해봤을 때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수중 발사로, ‘고래급 잠수함(2,000톤급 신포급 잠수함)’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SLBM은 (개발 성공 여부를) 발사 하나만 가지고 분석하지 않는다”며 “발사 시 플랫폼(잠수함)의 문제, 발사 이후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지 여부 등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등 국제사회는 심각하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 유엔 대사는 “비공개 안보리 회의는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SLBM은 별개의 발사가 아니라 연속적인 무모한 도발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열거한 뒤 “불법 활동이자, 여러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은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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