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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청년 일자리, 기업 본능에 답 있다

■임진혁 산업부 기자





“OO그룹은 몇 명 정도 만들 예정입니까.”

정부와 기업이 함께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답을 찾는 ‘청년희망 ON’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주요 그룹 간에는 이런 얘기가 수없이 오갔다고 한다. 국무총리와 기업 총수가 만나 청년 고용 계획을 발표하는 만큼 그럴싸한 숫자를 내놓아야 하는데 당장 준비한 것은 없다 보니 기업별 위상에 맞는 ‘정답’ 찾기에 분주해진 것이다.



기업들은 청년 고용의 심각성과 정부의 취지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채용한다는 목표치를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코로나19같이 전례 없는 재해에 맞닥뜨려 경기 위축을 걱정한 게 불과 지난해인데, 지금은 공급망 불안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물류 비용이 치솟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도 예측 불가 영역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이후 고용 계획을 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다수의 기업은 신입 사원 정기 공개 채용 방식을 버리고 수시 채용으로 바꿨다. 민첩한 대응을 위한 시스템 개편인데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다. 또 제조업 전반의 인공지능(AI)화로 인력 소요는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직접 고용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은 신기술 관련 인력 양성이나 스타트업 육성 등 간접 일자리 창출로 숙제를 해결하는 모양새다. 삼성의 3만 명, LG의 9,000명이 그렇다. 하지만 이 같은 창업 생태계 지원은 그간 발표된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지원 프로그램이 넘쳐 정부 자금으로만 연명하는 ‘창업 낭인’도 부지기수다. 지원금을 타먹기 위한 브로커도 활개를 친다. 지금까지 정부가 3개 기업과 발표한 8만 1,000개 일자리 창출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정부가 극적인 청년 고용 효과를 원한다면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고용구조를 유연하게 바꾼다면 기업의 채용 부담이 줄어 더 많은 청년을 선발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보다는 인센티브가 더 큰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의 고용 계획 발표에 정부가 감사와 응원으로만 화답할 게 아니라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능을 일깨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일자리는 절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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