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이 반정부 인사의 석방을 요구한 미국·독일·프랑스 등 10개국 대사를 추방하라고 지시했다.
23일(현지 시간) 터키 중부 에스키셰히르를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외무장관에게 반정부 인사 석방을 요구한 10개국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적 기피 인물을 의미하는 용어다. 타국의 외교사절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는 것은 해당 인물을 자국에 들이지 않거나 추방하겠다는 뜻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은 반드시 터키를 이해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터키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터키 주재 미국·독일·프랑스·덴마크·핀란드·캐나다·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스웨덴 대사들은 18일 수감 중인 반정부 인사 오스만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하며 공동성명을 냈다.
지난 2013년 카발라를 비롯한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터키 정부가 쇼핑센터 건립을 위해 이스탄불 도심의 탁심 광장 주변 게지 공원의 나무를 뽑아내려 하자 반대 시위에 나섰다. 이를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서 소규모 개발 반대 시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카발라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17년 구속돼 가석방이 불가능한 가중처벌 종신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이스탄불 법원이 지난해 2월 그를 포함한 피고인 9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카발라를 석방했다. 하지만 카발라는 석방 직후 2016년 쿠데타 시도 혐의에 연루돼 재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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