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소희가 스스로 ‘금지된 사랑 전문’ 타이틀을 벗겨냈다. 화려한 이미지를 과감히 내려놓고 그가 선택한 길은 액션. 화장기 없는 수수한 외모로 남자들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하는 그의 모습은 낯설지만 신선하다. 무언가를 꾸며내려고 하기 보다 날 것 그대로에 집중해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인다. 그의 과감한 선택이 제대로 통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뜨겁다. 넷플릭스 전 세계 톱10 TV프로그램 부문에서 3위라는 성적은 ‘마이네임’의 인기를 방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작품에 대한 견해가 제각각이긴 하지만, 원톱 주연으로 나선 한소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누아르 복수극. 남성 위주의 누아르를 벗어나 여성 원톱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을 뒀고, 한소희가 배우 박희순, 안보현 등과 균형을 이루며 폭발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한소희가 ‘마이네임’으로 호평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준급의 액션 연기 덕분이다.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는 한소희는 뻔할 수 있는 장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한몫했다. 와이어나 CG를 활용하기보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액션이 주가 돼, 캐릭터의 처절함이 피부로 와닿게 했다. 맨몸 액션부터 칼, 총 등을 사용한 고난도 액션까지 선보이며 볼거리를 다양하게 하기도. 아울러 한소희는 가녀린 모습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했던 이전 캐릭터들과 다르게 10kg 증량하거나 메이크업을 최소화하며, 액션을 극대화하기 위한 외적인 변화도 서슴지 않았다.
한소희의 미묘한 감정 연기도 액션을 돋보이게 했다. 극 중 지우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내던지는 인물이기에 폭발적인 감정신도 많지만, 감정을 안으로 삭여야 하는 신도 많아 내면 연기가 중요하다. 한소희는 자칫 센 캐릭터로만 보일 수 있는 지우를 과장하며 표현하기보다 눈빛과 분위기로 섬세한 연기를 펼쳐 복잡한 내면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피를 묻힌 채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눈빛을 한 한소희의 모습은 강렬한 액션신 만큼이나 회자되고 있다.
한소희에게 ‘마이네임’은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다. 데뷔 4년 차에 ‘부부의 세계’로 큰 관심을 받게 된 그는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돈꽃’ ‘백일의 낭군님’ 등에 이은 불륜 캐릭터로 인해 ‘이미지 탈피’라는 숙제를 갖게 됐다. 성공 뒤의 성공이 더 힘들 듯, ‘부부의 세계’로 주목받게 된 당시 그는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과감하게 ‘예쁜’ 이미지를 벗어던진 그는 인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캐릭터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마이네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까지 높인 한소희.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그에게 또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지적 오영이 시점 - 뻔한 전개 속에서 뻔하지 않은 한소희를 보고 싶다면
오영이 지수 - ★★★
◆ 점점 진화하는 한소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오영이’s Pick l JTBC ‘알고 있지만,’웹툰 원작인 ‘알고있지만,’은 연애를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와 썸은 좋지만 연애는 하고 싶지 않은 남자 박재언(송강)의 로맨스 이야기로, 방송 전부터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로 기대를 모은 드라마다.
2021 / 로맨스 / 웹툰 원작 / 한소희, 송강 주연
‘돈꽃’, ‘백일의 낭군님’, ‘부부의 세계’로 연달아 불륜 연기를 선보인 한소희는 이 작품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20대 대학생의 풋풋한 모습으로 새로운 캐릭터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은 미미했지만, 섬세한 내면 연기로 웹툰의 감성을 살리면서 주연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알고 있지만,’이 ‘마이네임’보다 먼저 공개되면서 첫 주연작으로 알려졌지만, 촬영 시기상 ‘마이네임’이 한소희의 실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전지적 오영이 시점- 줄타기하듯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
오영이 지수 - ★★★
오영이’s Pick l JTBC ‘부부의 세계’
2020 / 드라마 / 김희애, 박해준 주연
‘부부의 세계’는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 리메이크작으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화목한 가정을 꾸린 지선우(김희애)가 믿었던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불륜으로 인해 겪는 이야기가 담겼다. 최고 시청률 28.4%(닐슨코리아/전국 유료)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방송 내내 화제를 모으며 ‘불륜’ 키워드 드라마의 대명사가 됐다.
한소희는 이 작품으로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했다. 극 중 이태오의 내연녀 여다경 역을 맡아 매력적인 외모, 몰입도 높이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몇몇 장면들은 레전드로 꼽힌디고 한다.
한소희는 세 번째 불륜녀 역할이라 주변에서 말렸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다르게 표현하는 것도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현명한 선택 덕분에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 셈이다.
전지적 오영이 시점 - 베테랑 배우들의 퍼즐 같은 호흡,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
오영이 지수 - ★★★★★
오영이’s Pick l tvN ‘백일의 낭군님’
2018 완결 / 로맨스 / 도경수, 남지현 주연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도경수)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남지현)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담은 퓨전 사극이다.
한소희는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졌으나 세자 이율(도경수)에게 외면받는 외로운 세자빈 김소혜를 연기했다. 당시 데뷔한 지 1년이 갓 지난 신인이었지만, 안정적인 연기와 매력적인 마스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자의 무시 속에서도 꿋꿋하던 김소혜가 불륜으로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숨기는 파격적인 설정까지 소화했다.
전지적 오영이 시점 - 개성 있는 캐릭터,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대세 배우들의 떡잎 시절
오영이 지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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