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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쓰가루해협





1954년 9월 일본 여객선 도야마루호(號)가 비바람 속에 홋카이도섬과 본섬 혼슈 사이의 쓰가루해협 운항에 나섰다. 홋카이도 쪽 하코다테와 혼슈 쪽 아오모리를 오가는 이 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309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하코다테를 출발한 지 30여 분 만에 거친 파도로 표류하다 침몰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단 150명으로 ‘일본판 타이태닉’으로 불릴 만큼 대형 참사였다. 사고 이후 쓰가루해협 해저에 철도 터널을 뚫는 계획이 세워지고 30여 년 만인 1988년 길이 53.8㎞에 달하는 세이칸터널이 완공됐다.

쓰가루해협은 도야마루를 집어삼킬 정도로 물살이 센 거친 바다이지만 중요한 해상 길목이다. 동해를 거쳐 태평양을 지나 미국 등으로 가는 배들의 국제 항로다. 통상적인 영해 기준인 12해리(약 22.2㎞)를 적용하면 쓰가루해협(너비 약 20㎞)은 일본 영해에 포함돼 타국 군함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항해로를 확보하려는 미국 등의 요구로 일본은 3해리(약 5.6㎞) 영해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협 중간이 공해가 돼 모든 외국 선박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쓰가루해협에는 참치잡이가 성행한다. 필리핀이나 대만에서 올라온 참치들이 일본 근해를 지나 북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쓰가루해협은 태평양과 동해의 해류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양질의 플랑크톤과 참치의 주식인 오징어도 풍부하다. 이곳에서 외줄낚시로 잡은 참치는 최상급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군함 총 10척이 최근 쓰가루해협을 통과하는 등 일본 열도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2008년 중국 군함 4척이 쓰가루해협을 지난 적이 있지만 중·러 함정이 함께 항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방위성도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며 대응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속에 중·러의 밀착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과 중·러 등 주변국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회색 외교로는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한미 동맹 강화로 분명하게 중심을 잡고 압도적인 국방력을 갖춰야 진정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안보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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