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3% BEI에도 비싼 물건 더 사고 여행 간다…공급문제만 없으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호실적이 지속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약 30%가 분기실적을 보고했는데 이중 80%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어제 테슬라 얘기로 전해드리지 못했던 브레이크 이븐 레이트(Break Even Rate)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오르는 물가에도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나아졌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계속되는 인플레 문제, 추가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연준, 금리 인상 때 채권시장 주시”…5년 물 브레이크 이븐 3% 수준


지난 금요일이죠, 22일 5년 물 브레이크 이븐(5년 물가연동국채 TIPS-5년 만기 국채 명목금리)이 3%를 돌파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인데요.

이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5년 동안 물가가 매년 평균 3%씩 오른다고 본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 충격이 왔던 지난해 3월에는 0.16%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는데 경제활동 재개가 이뤄지면서 급격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 문제가 재부각되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빠르게 상승 중인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인플레이션을 전망할 때 중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사람들이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임금과 물건가격을 더 올려 받으려고 할 것이고 이것이 연쇄적인 물가상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죠.

브레이크 이븐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여러 도구 가운데 하나인데요. 사실 매일 움직임을 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5년 브레이크 이븐 추이. /FRED


어쨌든 5년 물 브레이크 이븐은 26일 오후에도 2.99%까지 상승했습니다. 거의 3% 수준인데요. 연준이 채권시장 움직임을 중시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이븐 추세는 의미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역사적으로 연준은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할 때 채권시장의 신호를 중시하며 이들의 기대심리를 중요하게 본다”며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물론, 브레이크 이븐이 3%라고 5년 간 꼭 이만큼씩 물가가 오른다는 건 아닙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TIPS 거래과정에서 나오는 지표이기 때문에 TIPS의 수급이 영향을 준다”며 “정확히 3%씩 5년 동안 상승한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인플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이 안 된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결국은 언제까지 가느냐, 또 그때까지 연준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전반적으로 기대 인플레가 높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9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5.3%,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4.2%인데요. 모두 2013년 조사 이후 최고입니다.

TIPS에 수요가 몰리는 것 자체가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29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나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감을 더 정확히 잡아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美, 소비자 신뢰 3개월 만 상승…델타변이 완화에 자신감↑


이처럼 물가상승 우려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델타변이 우려가 잦아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8로 9월(109.8)보다 올랐고 시장 추정치(108.0)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컨퍼런스보드 측은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가 완화했기 때문”이라며 “단기 인플레이션 우려는 13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지만 소비자들은 올 4분기에 고가의 품목을 소비할 의향을 보였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자동차와 주택, 주요 기기를 사려는 이들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휴가인데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향후 6개월 안에 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여행 수요가 늘면 호텔과 식당 등 관련 업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달 초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몰려든 인파에 걷기가 힘들 정도다. /올랜도=김영필 특파원


개인적으로 이달 초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를 찾았는데 평일인데도 불꽃놀이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습니다. 항공편은 모두 만석이고 렌터카 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였는데요. 지난 주 밀컨 컨퍼런스 참석 차 방문한 로스앤젤레스도 공항에 우버와 리프트가 없어 20~30분가량 대기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가 5~11세 어린이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했는데 아이들도 백신을 맞게 되면 여행 수요는 더 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류 매터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놀랍게도 견고한 노동시장 수요에 소비자들은 다시 소비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미국 내에서는 “이제 미국은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는 얘기가 종종 나오곤 합니다. 뉴욕 맨해튼만 해도 실내 식사 때는 코로나19 백신카드를 제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이 됐는데요(물론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습니다). 코로나19의 경우 지난 9월에는 최근 1주일 간 일평균 신규 환자가 17만5,000명을 넘어섰지만 25일 현재 7만291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역시 공급망 문제가 관건…집값 냉각조짐에도 높은 수준 유지


다만, 공급망 문제가 관건입니다. 물건을 사고 싶고 여행을 하려고 해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꽝’이기 때문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델타변이의 파고가 잦아들면서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도 “계속되는 상품부족과 배송지연, 휴가철 가격상승은 심리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급망 문제는 연말 시즌을 넘어 내년까지 지속할 이슈지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비용을 감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값이 10% 올랐다고 해서 소비를 아예 안 하기는 힘들겠지요. 휘발유도 비슷합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치적 문제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휘발유 같은 부분은 국민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계되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


이는 물가상승에도 소비가 일정 부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유지되면 경제성장도 상대적으로 탄탄하게 이뤄질 수 있겠죠. 그럼에도 WSJ 지적처럼 당분간은 공급망 여파를 더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10월 소비자 심리가 악화하는 것으로 나온다는 점도 유념해야겠습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1.4로 전달(72.8)보다 떨어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집값이 일부 냉각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겠습니다. 이날 나온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지수에 따르면 8월 집값이 전년 대비 19.8% 상승,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여전히 엄청난 숫자이지만 2020년 초 이후 매달 상승폭이 커지던 게 처음으로 더 오르지 않았습니다. S&P DJI의 크레이그 라자라는 “집값 상승세가 여전히 매우 강하지만 둔화하기 시작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는데요. 집값 상승세가 더 높아지지 않으면 인플레 부담도 약간 덜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만난 한 뉴저지 주민은 “무리를 해서 모기지 대출을 받아 두 달 전 집을 샀는데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걱정”이라고 했는데요. 이번 자료가 나오기 전 얘기인데 미국에서도 급등한 집값에 불안감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